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심결에 내 뱉는 "개판 오 분 전"은 어디서 비롯된 말일까요..?
개판 오 분 전의 개판
개판
행동 따위가 사리에 어긋나 온당치 못하거나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황을 속되게 이르는 말.
유의어 : 난장판, 엉망, 엉망진창
예시 1) 도회지 남녀들이 해마다 쌍쌍으로 몰려와서 먹고 마시고 놀면서 소위 말하는 그 '개판'을 치니까 순진한 시골 아이들이 홀딱 빠지게 된 겁니다.
[출처: 윤흥길, 묵시의 바다]
예시 2) 최고 위원은 “잔칫집에 손님을 불러 놓고 국민을 대표해야 할 국회가 국민의 눈으로 볼 때 지금 ‘개판 오 분 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라고 말했다.
[출처: 매일경제 2014년 9월]
개판 오 분 전
'개판 오 분 전'의 유래는 2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씨름경기에서 나왔다는 설과 다른 하나는 6.25 전쟁 중 피난민들에게서 나왔다는 설이다.
씨름경기에서 유래한 개판
씨름판에서 양선수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다가 동시에 넘어져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다시 씨름판을 연다는 의미의 개(改)판 이다.
양 편에서 응원을 하던 사람들이 서로 자기편 선수가 이겼다고 소리 지르고 싸우고 난리도 아니다.
그야말로 씨름판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다.
지금은 초고속 카메라로 0.01초의 차이도 식별하여 우열을 가리지만, 옛날에는 그런 게 어디 있겠는가.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거다.
심판은 난장판 상황이 수습되고 정리되면 큰 소리로 외친다.
‘개(改) 판 오 분 전’. 다시 시합할 것을 선언한다.
피난민에서 유래한 개판
6.25 전쟁으로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전쟁통에 일가친척 하나 없이 타향 객지에서 생존의 몸부림을 치는 사람들의 배고픔을 어찌 알겠는가.
한 끼의 식량은 그야말로 생명 그 자체인 것이다.
이들 피난민을 돕기 위해 부산의 '국제시장과 40계단' 주변에서 무료 급식을 하곤 했는데 급식하는 방식이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급식소에서 커다란 솥에다 직접 밥을 짓고, 배식하기 전에 종을 쳐서 무료 급식을 알렸다.
지금처럼 시간을 정해 놓고 배식을 한다 한들 시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때 종을 치면서 외친다.
'개(開) 판 오 분 전!!'
곧 솥뚜껑을 열어 배식을 하겠다는 말이다.
순식간에 급식소는 서로 먼저 먹기 위해 아수라 난장판이 된다.
배급으로 받는 밥 한 덩이가 곧 자신들의 목숨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개판 오 분 전'
현재 사용되는 개판은 씨름을 다시 하는 개(改) 판도, 솥 뚜껑을 여는 개(開) 판도 아니다.
‘개(犬)’의 똘끼 충만한 몸부림에 온통 어질러진 상황과 부정적 이미지의 개를 연결시켜 개가 날뛰기 오 분 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상해 보라. 수많은 개들이 엉키고 설켜 아수라장이 된 모습을...
진심으로 개(犬) 판 오 분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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