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은 나를 닮아 간다. 만년필은 사용자의 자세와 펜의 필기 각도에 따라 펜촉의 모양이 잡혀가면서 나에게 가장 편한 유일한 필기도구가 된다. 만년필은 사용하기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지만, 오랜 시간 동안 나의 습성을 닮아 가는 유일한 도구다. 1. 현대식 만년필 탄생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의 최초에는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가 얽혀있다. 만년필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금의 만년필 작동원리를 적용한 최초의 만년필을 개발하게 된 배경 이야기가 있다. 미국의 보험업에 종사하는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은 큰 계약의 성사를 앞두고 있었다. 워터맨으로부터 펜을 건내 받은 고객은 잉크가 나오지 않아 한 두 번 흔들었는데 잉크가 왈칵 쏟아져 문서에 번졌고 계약 성사는 당연히 물거품이 된다. 워터맨은 펜의 중요성을 뼈 저리게..